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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독/막스 베버

공무원 시험에서의 막스 베버

by 취미와 문화 2020.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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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험에서의 막스 베버

Q> 막스 베버가 제시한 이념형 관료제의 특성으로 옳지 않은 것은?

1. 문서주의

2. 전문성

3. 카리스마적 권위

4. 상명하복

 

A> 안녕하세요. 문제는 어찌 풀 수는 있지만, 해설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문제군요! 게다가 저는 공시생도 아니니 명쾌한 해설은 아니겠지만, 제가 이해하고 있는 지식 내에서 도전해봅니다. 제가 틀렸다면 매우 쪽팔리겠지만 말이죠.

* 이념형이란 : 이념형이란 제가 잘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간단한 개념이라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이념형 = 오늘날 말하는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사회과학에서 예를 들어 'A모델'이 있다고 한다면, 실제 사회가 그런 A모델을 가지고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남에도, A모델이 나름대로 설명력이 있는 이상 사용되지요. (모델과 이념형이 엄밀히 다를 수 있지요. 이 글을 보는 전문가님들께서 적절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계는 너무나 다양한 메커니즘으로 움직이지만, 우리는 사회에서 나름대로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메커니즘의 일부를 뜯어다가 종이 위에 그리거나 설명을 합니다. 그게 바로 이념형(모델)이지요. 이념형(모델) 구성을 위해 실제 세상에서 어떤 것들을 뜯어다가, 모델 설명의 메커니즘으로 끼워넣었을 때, 그 해당 모델은 톱니바퀴가 맞물린 것처럼 잘 굴러갈 겁니다. 즉, 이념형(모델) 내부적으로 모순이 없는 상태가 완성되는 것이죠! 마치 '관료제'라는 것이 본래 사물처럼 존재했던 것 마냥 말입니다.

* '카리스마'란 : 카리스마라는 단어가 성경에서 나왔다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건 '재능' 내지 '신의 축복'을 의미하는 게 '카리스마'의 의미랍니다. 즉, 카리스마는 설명할 수 없지만, 무언가 대단하게 느껴지는 무언가입니다. 예를 들어 박정희 대통령 지지자들이, 박정희 대통령과 이야기 한 마디 나누어본 적 없지만, 그가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이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향수에 젖은 분들은 '박정희같은 리더십 있는 대통령'을 찾지만, 그 '리더십'이 무엇인가 물으면 설명할 수 없지요. 그럴 때마다 근거랍시고 '그 때부터 먹고살 만해졌다' 설명하지만, 경제 성장의 요인이 '박정희의 정책' 하나만으로 설명하려고 하는 태도이지요. 박정희-경제성장이라는 연결고리를 연결시키는 것은 사실 이 카리스마적 권위와도 크게 연결지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 이 문제를 직관적으로 풀 수 있는 이유 :

관료제론은 한국사 교과서에 매우 잘 반영이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흔히 고대 국가를 배울 때, 왕권 강화, 관료제 강화 등의 용어들을 잘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그 반대로 존재하는 존재들은 바로 '귀족'들이죠. 귀족들이란 각 토착 지역에서 혈연적인 이유를 포함하여 어떤 이유로 자기 소유 지역의 땅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사람들까지 소유하고 있다고까지 이야기되는 집단이지요. 물론 시기마다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어쨌건 왕권이 강화된다는 것은 국가의 권력이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국가의 권력이 강해진다는 것은 곧 귀족이 자신의 토착 지역에서의 권력을 어느 정도 잃어버린다는 것도 의미할 겁니다. 그 만큼 국가의 주체로서 왕이 효율적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귀족들이 사적으로 소유하고 있던 사병들을 국가에서 몰수하여, 국가의 군대로 사용한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일 겁니다. 귀족들은 자기 마음대로 [자기 토착지역 내] 행정 수단을 운영할 권리를 국가에게 빼앗긴 것이죠.

이제 '관료제' 자체를 넘어 '근대'의 관료제의 일부분에 대해 간단히 그려봅시다. 사실 이 근대적 관료제는 아주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입니다. 바로 동사무소의 모습, 시청의 모습, 도청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지요. 공문서를 활용한 행정, 전문가로서 고용한 '관료(공무원)', 공문서를 상위 기관에서 수령하여 그에 맞게 행정처리를 하는 공무원의 모습이 바로 근대의 공무원의 모습이죠. 바로 우리 주변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직원분들이 하는 일이에요. 사실 공무원 제도가 효율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모두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동사무소를 운영하려 한다면, 상위 기관에서는 각 동사무소의 개성에 맞게 공문을 내려줘야 할까요? 아니죠. 그건 넌센스입니다.

그러니까 순수한 관료제 이념형 아래에서는 [공무원들은 무조건 국가에서 명령하는 대로] 해야 합니다. 그것이 순수한 [관료제적 태도]입니다. 물론 이것이 나치즘 이후로 공격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말이죠. 카리스마가 없는 대통령이 지시를 했다고 관료가 태만하면, 국가체제는 무너집니다. 사실 무능하고 카리스마 없는 리더, 혹은 나치즘적인 리더라고 해도, 관료는 원칙상 국가에 명령을 성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공무원은 국가 리더의 카리스마를 논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카리스마적 권위]라는 부분은 제외가 됩니다.

현실에서 관료제라는 것은 순수한 형태로 운영되지만은 않습니다만, 막스 베버가 현실에서 발견한 '관료제적 이념형'이란 국가의 명령을 기계적으로 이행 하는 것이죠. 국가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의 명령을 받는 공무원들에게 정치적 발언이 제한되는 것이 그런 맥락입니다.

 

 

* 참고 가능한 자료

막스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

막스 베버, <관료적 지배의 본질과 그 전제조건 및 발전 경로>

"카리스마",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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