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 설명]
감정이입과 추체험이 인간의 내면에 대한 이해에 관련있다면, 이해하지 못한 개념과 용어의 의미를 알기 쉽게 해설하여 이해에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설명이다. [절대왕정이란 무엇인가? 절대왕정이란~이다. 절대왕정의 요소로는 관료제, 상비군, 중상주의 등이 있다.] 이런 사례와 같이, 역사에는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적 개념이나 용어가 많기 때문에 설명이 필요한 것이다. 설명이 부족하면, 개념과 용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지고, 역사학습은 그저 추상적인 용어의 나열에 불과하게 된다. 고로 개념과 용어의 설명은 역사적 설명의 기본적인 방법이다. [호족, 양반세력, 절대주의 같은 구체적 사실과 관련된 개념], [문화, 가치, 권력, 불경기 같은 사회과학적 개념], [변화, 발전, 인과 같은 역사의 본질과 관련된 개념]이 있다.
1) 이념형적 설명 : 역사적 사실들 가운데 공통적인 현상을 찾아내는 것이다. 군신관계, 부부관계, 조선의 서자, 여성 등 조선 특유의 요소를 찾아 조선을 '가부장제 사회'라고 형성할 수 있다. 이렇게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의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 내포적 정의와 외연적 정의를 이용한 설명 : 내포적 정의의 예시로는, "시민혁명이란 절대왕정을 타도하는 법률상 자유와 평등을 누리는 시민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시민계급이 주체가 되어 일으킨 혁명"을 들 수 있다. 즉, 속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한편 외연적 정의의 예시로는 "이러한 시민혁명에는 영국 혁명, 미국 혁명, 프랑스 혁명 등이 포함된다"라고 할 수 있다.
3) 개념의 속성과 여러가지 사례나 비유를 활용 : 시민혁명과 6월 민주항쟁을 비교하는 것도 이 사례에 속한다.
개념에 대한 설명은 역사적 사고력에 중요하다. 개념에 대한 설명은 역사에서 복잡하고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를 촉진시켜, 학생들이 역사를 쉽고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체계적으로 역사를 이해한다면, 역사적 사고력 신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개념과 용어는 올바르게 정의하기 힘들며, 개념이나 용어의 의미는 시대나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령 봉건제도가 무엇인가 할 때에, 중세 유럽, 중국, 일본의 봉건제도를 서로 비교할 때에 봉건제에 대한 설명은 매우 복잡해진다. 절대주의라는 것도 봉건적인 성격인 것인가, 부르주아들이 주도하는 근대에 가까운 것인가 달리 규정될 수 있다. 각 학자마다 귀족, 양인, 백정 등 한국사의 개념도 합의가 쉽지 않다. 개념과 용어가 내포하는 의미에 대해 교사가 열심히 공부하는 수 밖에 없다.
1. 총괄적 설명 : 적절한 개념 아래 여러 사실들을 하나로 묶어서 설명으로, 인과적 설명과는 다른 개념이다. 개별 사건을 일관적인 맥락으로 묶는 것에 가깝다. 히틀러가 라인란트 점령, 군비 축소 거부, 오스트리아 합병 등의 과정은 '자기주장과 영토확장'이라는 개념으로 묶일 수 있다. 그렇게 총괄적 설명이 가능하려면 각 이념이나 정책을 공유하고 있는 사건을 묶고 전체상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총괄적 설명은 동기와 목적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합리적 설명과 같지만, 합리적 설명은 개별 인간 행위의 사정에 중점을 두는 한편, 총괄적 설명은 개별 인간 행위보다는 그 시대의 일반적 움직임 속에 사건이 어떤 맥락 속에 위치하는지에 관심을 갖는다. 즉, 각 사건들 사이 관련성을 찾고, 일정한 개념 아래 그 사건을 묶으려 하는 것이다. 19세기 유럽의 시민, 자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운동들을 '자유주의 운동'으로 묶는 것이 그 사례이다. 고로 실증주의자들이 보통 관심을 갖는 인과관계와 법칙성보다는, 그 사건이 어떤 성격의 사건인 것인지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한편 총괄적 설명은 통상 개별 인간 행위의 내면을 알기 위해 재사고를 하는 관념론자들과 달리, 여러 사건을 일반적 개념 아래 분류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데에 관심이 있다.
총괄적 설명은 교과서에서 시민혁명, 절대주의, 실학, 개화 등 많은 부분 반영되었다. 이런 총괄을 통해 여러 사건들을 일정한 이념이나 동향과 관련시켜 이해할 수 있게 하며, 사건들을 상호관련된 전체의 일부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잡다한 사건을 묶어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역사학습의 구조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총괄적 설명은 연구경향, 성과에 많은 영향을 많이 받는다. 총괄적 설명은 이념, 지향점이 공유되는 사건에만 적용이 가능하고, 동시대 같은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들 간에 그런 지향점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런 총괄적 설명이라는 어려운 작업을 학생들 스스로 하기에 쉽지 않으며, 총괄의 과정에서 자의적인 기준이 동원되기도 한다. 그리고 총괄하는 과정에서 '그 사건의 성격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으로서, 인과관계 분석에 소홀할 수 있다.
2. 비교적 설명 : 두 가지 이상의 사실이나 사건들을 비교하면서 '유사성'과 '차이성'을 밝히고, 이를 통하여 그 사실이나 사건들의 성격을 분명하게 알려주기 위한 설명 방식. 이 비교를 통해 비교 대상을 폭넓게 이해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즉, 한 각 유사성과 차이성의 기원을 사고하고 탐구하는 능력을 기르며 역사적 이해를 넓힐 수 있다. 그런데 비교적 설명을 할 때에는 비교 대상에 대하여, [가령 동양은 후진적이고 서양은 선진적이라는 식의] 선입견을 갖게 한다는 문제가 있다.
3. 유추에 의한 설명 : 다른 한 사실은 알고, 다른 하나는 모를 때 서로 비교하여 잘 모르는 사물의 실상을 추리해내는 것이 유추이다. 남아메리카의 원시사회의 모습을 보고 고대사회의 모습을 유추해내는 것이 그 사례이다. 이 유추에 의한 설명을 교사는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야생화 혹은 들풀을 가지고 민주주의를 설명하는 경우가 그렇다. 야생화는 학생들이 잘 알지만,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학생들은 잘 모르기에, [표적 사례]인 민주주의를 설명할 때에 [기반 사례]로서 야생화를 끌어온 것이다. 이처럼 공유하는 동형과 유사성의 관계를 이용하는 것이 유추법이다. 다른 요인을 활용하자면, [표적사례]로서 로마공화정 말기의 농민의 몰락을 [기반 사례]인 해외 농산물 수입으로 우리 농민들이 몰락하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런 유추가 굳이 필요한 이유는 민주주의는 관념적이고, 로마공화정 농민 몰락 등은 지나가버린 과거의 사실로서, 학생들이 쉽게 관찰하거나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사는 유추를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의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끌어올리고, 고차적인 역사적 사고를 촉진할 수 있다. 다만 유추를 학생에게서 친숙한 경험을 기반사례로 들어야 하는데, 만약 기반사례를 학생들이 알지 못하면 유추 설명은 실패한다. 고로 교사는 학생들의 선행학습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교사는 기반사례와 표적사례의 공통적인 성격을 잘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두 사례 간의 차이점 역시 파악해야 표적사례의 고유한 특징을 포착하여 학생들에게 설명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4. 인과적 설명 : 역사에서 인과관계적 설명은 굉장히 중요하다. 물론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객관성 자체를 부정하기에 인과도 부정하나, 역사가들 대부분은 인과를 밝히는 것을 중요한 작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역사가가 만약 어떤 사건이 왜 일어났는가 설명을 하려면, 사건의 진짜 원인, 참원인, 참다운 원인을 찾기 위해 탐구를 하게 된다. 이렇게 인과적 설명을 한다는 것은 은연중에 인과의 필연성을 전제하게 되며, 일반법칙을 찾게 된다. 물론 역사가들인 이 인과를 절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더 다양한 배경을 찾으려 한다. 즉, 역사가에게는 다양성과 복수성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인과적 설명이 왜 유용할까? 학생들은 역사적 사건을 배경과 관련시켜, 인과관계가 역사적 탐구의 중요한 과제라는 사실을 인식한다. 그리고 인과관계를 따지는 가운데 역사적 탐구력과 역사의식 수준도 높일 수 있다. 나아가 학생들은 원인의 다양성과 상대성에 대해 인식하고 해석의 다양성도 알게 된다.
물론 인과적 설명에서 교사의 관점이나 가치관이 개입되는데, 수많은 원인들을 상황적 원인과 직접적 원인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그것들을 원인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역사가나 역사교사의 개인적 역사관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과관계를 이해함에 있어서 미리 학생들의 선개념과 오개념을 점검해두고 수정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역사적으로 사건에는 원인이 다양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과학적 설명]
1. 연역적-법칙적 설명
실증주의자들은 '피설명항'과 '설명항'으로 나누어 설명을 한다. 'C'사건이 있을 때, 'L'법칙이 작용하면, 'E'가 일어난다는 것이 일반법칙으로서 설명이다. C와 L은 설명하는 근거로서 설명항이요, E는 설명받는 사건으로 피설명항이다.
이런 식의 법칙적 설명은 한계가 분명하다. 여갓가들이 제시하는 실제 역사적 설명 가운데는 엄밀한 '포괄법칙'을 찾기는 힘들다. 또한 역사적 설명에서는 초기 조건과 일반법칙으로부터 사건의 결과를 직접 연역해내는 것은 결정론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복잡한 역사서술에서는 사실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역사적 특수성, 독특성 및 자율성의 관점에서 과학적 설명 자체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2. 귀납적-확률적 설명
귀납은 필연성이 아니라, 발생 가능성이 높거나 '거의 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존스는 연쇄 상구균에 감영되어 페니실린 주사를 맞았다는 사건(C)이 있을 때, 연쇄상구균에 감염된 사람이 페니실린을 맞았을 때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1에 가까우므로(L), 존스가 회복될 가능성은 대단히 높은 것(E)이 된다. 이런 귀납이 역사에서 사용되는 이유는 연역-법칙적 설명의 일반법칙을 적용하기 힘들기도 하고, 역사에서 사용되는 언어와 법칙이 느슨하고 개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납으로는 통계적 확률을 제시하기는 힘드니, '일반적으로', '자주', '보통' 같은 부사를 사용하거나, '가능성이 높다', '경향이 있다'는 선에 머물러버린다.
3. 발생적 설명
발생적 설명은 어떤 사건의 기원과 전개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두 개의 사건들의 연속적인 진행과정을 설명할 대에 이용된다. 즉, 앞 사건과 뒷 사건이 연속성이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어떤 법칙과 인과가 근거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A사건의 내용을 설명하고, 법칙을 제시하여 B사건의 내용과 연결지으며, 추가로 보충될 내용을 제시하고, B사건의 내용을 설명한 뒤, 법칙을 제시하여 A와 B 사건을 연결짓는 순서로 이루어진다. 고로 법칙적 설명처럼 하나의 법칙이 아니라, 각 단계마다 다른 법칙과 추가적인 내용이 활용되는 것이다.
하나의 사건과 다음 사건들이 인과적 관계를 맺으면서 연결되어 큰 역사적 흐름을 형성하는 혁명, 전쟁을 설명하는 경우에 발생적 설명이 유용하다. 가령, 제임스 1세와 찰스 1세의 전제정치, 국왕과 의회의 대립, 내란의 발생과 의회파 승리, 의회파 분열, 독립파에 의한 정권장악 및 국왕 처형, 공화정 수립과 크롬웰 독재, 크롬웰의 사망과 왕정복고, 찰스 2세와 제임스 2세의 가톨릭부활과 의회와의 대립, 명예혁명 순으로 연결되는 영국혁명을 볼 때에, 각 사건들 사이에는 일정한 인과관계를 맺기 위한 전제가 존재한다. '국왕 전제정치는 의회와 대립할 수 밖에 없다'든지, '독점적 세력은 분열할 수 밖에 없다'든지 말이다.
발생적 설명은 복잡한 역사적 사건을 몇 개의 단계로 구분함으로써, 학생들의 논리적 분석적 이해능력을 높일 수 있으며, 역사적 사건을 그 기원부터 최종 단계까지 발달적 계열의 선상에서 파악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인과관계의 복합성을 깨닫게 하고, 이를 통하여 학생들의 역사의식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발생적 설명은 일반법칙을 이용하여 각 단계별 사건의 발생을 정당화하여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력 신장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설명의 각 단계마다 적절한 법칙을 제시하기 쉽지 않다. 각 단계마다 법칙이 필요하기에, 수많은 사건들이 중첩될 경우에는 더욱 더 복잡해진다. 이런 복잡해진 상황에서 모두 적절한 법칙을 찾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결국 법칙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암시적으로 가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 설명 스케치
설명 스케치은 크게 '생략적 설명'과 '부분적 설명'으로 나뉜다. 설명 항 속에 어떠한 법칙이나 일반화가 제시가 생략된 설명이나 부분적으로만 설명하는 방식을 헴펠은 '설명 스케치'라고 불렀다. 초기조건과 법칙의 제시가 분명치 않고, 단지 과학적 설명을 대충 묘사하는 수준에 머무르기에 설명 스케치라고 하는 것이다. 생략적 설명에 일반 법칙을 보충하고, 부분적 설명에 다른 초기조건이나 일반법칙을 추가해나가면, 과학적 설명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
1. 생략적 설명 : 버터 덩어리가 뜨거운 팬 속에 들어갔기에 녹았다고 이야기를 할 때에, 온도가 높으면 버터가 녹는다는 것을 굳이 명시하지 않는다. 상식적인 수준에 있다고 하는 것은 생략하는 것인데, 역사에서도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생략하는 것을 '생략적 설명'이라고 한다. 만약 일반적인 법칙만 설명하는 데에 집중할 경우, 필연적인 인과에만 집중하는 경향으로 치우치게 될 것이다. 가령, 프랑스 혁명 직전의 프랑스 국민의회 선포와 헌법 제정, 국왕의 군대 집결, 네케르 해임과 평민들의 분노 등 발발 초기 조건만 제시되어 있고, 일반법칙이 생략되어 있다면 그것은 생략적 설명에 속한다.
2. 부분적 설명 : 아무리 사회과학적인 근거나 법칙을 동원한다 해도, 사건의 인과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결국 인과는 부분적으로만 옳은 것이 되는데, 그 수준에 머물러 서술을 하는 것을 '부분적 설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프랑스혁명에서 '지배자가 국민의 요구를 묵살하고, 국민을 무력으로 탄압하려 한다면 폭동이 일어나기 쉽다'는 일반법칙을 적용한다고 해도, 굳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했어야 했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 한다.
* 참고자료
북소년 선생님
양호환 외 4명, <<역사교육의 이론>>, 책과 함께,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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