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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역사교육론

[역사교육론 정리노트] 1. 이론(2) - 시대구분법, 인과관계

by 취미와 문화 202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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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과 역사교육]

1. 역사에서 어떻게 시대구분을 할 것인가?

  르네상스 시기에 고대, 중세, 근대 3분법이 나왔다. 중세는 암흑이요, 근대는 고대의 전통을 이어 새로 나온 것이라는 것이다. 즉, 중세를 부정적으로 본 것인데, 그런 경향은 18세기 계몽주의까지 이어져갔다. 그러나 19세기 낭만주의 사조에서는 중세 문화를 재인식하여 중세 특유의 문화가 있어 '창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였고, 근대 역사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19세기 역사주의에서는 역사의 특수성을 강조하는데 그런 측면이 특히 그럴 것이다. 그리고 훗날 현대가 추가되면서 4분법으로 나뉘었다. 이 사분법 역시 서유럽을 기준으로 구성한 것이다. 

  이렇게 시대구분을 하는 것은 도움이 되는데 다양한 개별 사실을 큰 범주로 묶어놓았으니 정치, 사회, 경제 등 측면에서 역사 흐름의 전개를 일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역사에는 지속되는 면도 있고, 변화되는 면도 있다. 지속이 없으면 변화를 말할 수 없다. 지속이 없다면 변화라는 개념 자체가 나오지 않았을테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시대 구분 속에서 각 시대가 등장하는 계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전 왕조는 다음 왕조 등장의 계기를 마련하고, 새로운 시대는 그 이전시대와 단절적이다. 고로 '시간적 계기성'과 '단절적 변화'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고로 시대구분은 역사 이해에 도움이 되고, 역사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시대구분이 유럽 중심이며, 아시아 등지에 적용하기가 어려우며, 심지어는 유럽보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역사가 훨씬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구 중심의 기준으로 일괄적으로 세계사를 판단하게 되는 것은 옳지 않다. 게다가 시대 구분의 내용 면에서도 그 기준이 명료하지 않고 합의되지 않아 각국의 기준에서는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 각 시대 구분을 인식한 채 역사를 볼 때, 이해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편견을 가지고 역사 사실들을 보게된다. 박규수가 19세기 '실학자'인가? 그의 저서를 전부 살펴볼 때에는 성리적 관점에 빠져있는 인물이라고 분석할 가능성이 높다. 

  시대구분법은 역사수업에서 '시대학습법'에서 활용된다. 수업 현장에서 이 시대구분을 강조하는 것은 저학년보다는 고학년 학생들에게 알맞다. 고학년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는 배경지식, 즉 '통시대적인 역사지식'과 '역사적 안목'이 상대적으로 더 길러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만약 수업에서 언급을 하게 된다면, '역사 발전 단계적 의의'를 이해하기 위해 전환기와 과도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전환기와 과도기가 다루어지지 않는다면 역사 발전 단계로 다루어지기는 커녕 각 시대가 단절적이고 파편화될 것이다. 각 시대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면서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2. 인과관계는 실재하는가?

  역사 연구는 과거를 설명하기 위해 이루어지는데, 설명에는 기술적 설명, 개념적 설명, 인과적 설명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그 중에 인과관계는 인과적 설명에 속할 것이다. 원인은 과거 사실이나 사건 및 행위의 동기나 이유 혹은 사건의 배경을 뜻한다. 역사가들은 인과적 서술에서 [다원성], [개별성], [등급성]을 꼭 다룬다.

  역사에서 말하는 인과관계는 과학적 인과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과학적 원인에는 패턴이 존재하지만, 역사적 원인에는 동일한 패턴만 있는 것이 아니고 변수가 상존하는 [다원성]이 있다. 그리고 원인에 대한 역사가들의 서술은 모든 요인을 고려할 수 없다. 각 사건들이 독자적인 원인에 의해 일어나지 않으며, 특정사건에 특정 요인이 앞서 일어났다고 후에 꼭 같은 결과가 일어난다는 법은 없다. 그러므로 각 특수한 사건들을 다루는 역사 서술들은 [개별성]을 띠고 있다. 이렇듯 복잡한 세계 전체를 다루기 때문에, 여러가지 원인이 존재하는 것을 항상 의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원인들 사이에는 [등급성]이 있어 '근인'과 '원인'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구조적 원인과 직접적 원인으로 나눌 수도 있다. 그렇게 원인들 중 순위를 1차적 원인, 2차적 원인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 등급은 역사가의 해석마다 다르므로 사건의 의의는 상대적이게 된다.

  인과는 역사 서술에서 기능적으로 유용하다는 점에서 채택될 수 있다. 그러나 내러티브는 기술적 설명보다는 보조적인 위치에 있다. 인과관계를 역사적으로 도입할 때에는 사건의 발생이 꼭 법칙적으로 일어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꼭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명료한 인과관계가 있더라도 그 외의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고로 역사 수업현장에서도 인과관계적 설명을 할 때에 유의해야 한다. 역사적 사건의 발단과 배경, 전개과정, 결과를 일직선으로 정리하는 역사수업은 사건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으로 이어지게 되고, 사건이 일어나는 합당한 원인이 있었다는 전제가 전달되곤 한다. 그러나 사실 역사는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명백한 원인을 추출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꼭 틀에 맞게만 설명할 수는 없다. 아무리 명료하게 인과를 설명한다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내재적 요인들을 간과했을 수 있다. 결국 인과는 역사를 설명하는 하나의 가설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며, 인과관계의 설명 틀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다. 사건들의 복합적 배경과 후속 영향들을 신중히 살펴야 한다.

 

* 참고자료

북소년 선생님

양호환 외 4명, <<역사교육의 이론>>, 책과 함께,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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