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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한국 고대사

고구려의 제도와 풍습

by 취미와 문화 202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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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대국가의 형성 - '제도'에 대하여(5)]

 

4. 고구려

  고구려는 사실 만주 북쪽에 부여에서 나온 사람들입니다. 고구려의 시조는 동명성왕, 즉 주몽인데, 주몽이 부여에서 성장했다가 나중에 나와 고구려를 세웠다고 주몽신화에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렇게 부여에서 많은 사람들이 직접 내려왔는지는 알 수 없기도 하고, 고고학적으로 완벽히 증명이 되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다만, 주몽신화가 고구려에서 생산된 다양한 자료들에서 언급되는 것으로 보아, 고구려사람들에게 주몽신화는 꽤 당연한 것 같습니다. 다만, 고구려 사람들이 정신적으로는 확실히 부여를 계승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구려 사람들이 어떻게 나라를 운영해 나갔는지를 살펴보는 게 이번 시간의 핵심이겠죠. 고구려도 처음에는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부족적 전통은 강했습니다. 부족들은 크게 5개가 있다고 전해지는데, 각 부족들에는 그 수장인 '가'들이 존재했습니다. 이 '가'들이 모여 '5부족 연맹체'인 고구려의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는 것이 '제가회의'입니다. 왕의 입장에서는 제가회의가 각종 사안을 정하는 것보다는, 본인이 직접 문제를 처리해나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편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부족들의 힘이 강할 때에는, 각 부족들의 '가'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문제들이 왕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사실 부족들이 세운 왕이니 이래라저래라 하기가 힘들죠. 

  각 '가'들마다 사실 수하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거의 각 부족들이 하나의 나라와 다름이 없었죠. 거의 소국들이 그 연맹의 대표자로서 왕의 부족을 세운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앞으로 고구려, 백제, 신라 같은 곳에서 흔히 '왕권강화'를 위해 왕들이 몇몇 조치를 취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왕권강화가 왜 이렇게 강조되어 왔는가 생각할 때, 반대로 이 부족들은 어떤 지위에 있게 되는지도 조망할 수 있다면 더욱 입체적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단순히 왕권 강화를 할 정도로 왕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데에 집중을 할 수도 있지만, 부족의 힘이 점차 약해지고 점점 왕의 권한이 강해지니, 부족장들이 점점 왕 아래에 있게 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로 그게 바로 한국사에서 '귀족'이 탄생하는 순간이죠.

  그래도 일단 고구려가 고조선 같이 강력한 나라였던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당시 동해안에 있던 옥저와 동예를 계속 괴롭히며, 그곳에서 바치는 공물들을 꾸준히 받아먹었다고 했지요? 고구려는 사실 만주 지역에 위치해 있기에 유목의 전통이 강했고, 말을 타고 다니는 문화가 발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구려 수렵도를 보면 고구려 사람들이 말을 탄 상태죠? 그 만큼 어촌이나 농촌에서 나는 물품이 부족했을 것이고, 그런 것들을 옥저나 동예로부터 받아들인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편 다른 풍습을 보자면 서옥제라는 풍습이 있습니다. 서옥제는 옥저의 민며느리제와는 반대의 모습으로, 남자 쪽이 장가에 가서 '서옥'이라는 집에서 부인과 사는 풍습입니다. 그러니까 크게 데릴사위제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고등학교 국어시간을 돌이켜보면, 점순이 아부지가 데릴사위를 괴롭히는 '봄봄'이라는 작품이 있었던 것 같네요. 데릴사위인 남자 주인공이 조금 서러워보였지만서도, 크게 보아 데릴사위가 여자 집에 장가를 들려고 노동력을 척척 제공을 해줬죠. 고구려에서 데릴사위로 있는 남자는 아내와 아이를 낳고, 아이가 성장하면 다시 친가로 돌아옵니다. 이것 역시 크게 보아 노동력을 주고받는 풍습인 것이죠.

  그리고 고구려에는 부여와 마찬가지로 형사취수제의 전통이 있다고 합니다. 역시 유목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죠? 그리고 부여와 마찬가지로 1책 12법 역시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10월에 제사를 지내는 '동맹'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10월 동-고'라고 외웠던 기억이 있네요. 

 정리하자면, 부여에서 나온 고구려는 5부족 연맹체에, 부족의 '(대)가'들이 강력하여 '제가회의'가 열렸다는 것이죠. 1책 12법, 형사취수제, 서옥제의 전통도 있었고요, 10월의 동맹 행사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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